물동이를 바라보면서...
자신의 삶을 말해주는 것만 같았습니다
태어나서 자라온 수십년을..
그것도 하루에도 몇번씩을 메고 왔다갔다 했던 물동이입니다
한번도 그 지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물동이와 더불어 살아온 삶입니다
어쩌면 자신의 운명을 말해주는 것만 같습니다
채워도 채워도 끝이 없는 생활..
그렇습니다
아무리 힘들게 채워서 메고 오더라도 한순에 다 쏟아내곤 합니다
그것도 메고 오다가 엎어버리면 다 날아가 버립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물을 퍼왔을까요
그러나 언제나 빈동이가 되고 맙니다
자신의 채워지지 않은 욕망을 대변 해주는 물동이를...
남편을 다섯씩이나 가졌던 여인의 생활이 어떤 것인지를 물동이가...
때로는 물을 퍼메고 가는 길에
돌뿌리에 걸려 넘어진 적도 얼마나 많았는지 모릅니다
그 때마다 몸은 깨어지고 찢어지더라도 아니 상처가 나고 피가 흘러내려도
물동이만은 깨어지지 않게 하려 안간힘을 다 했었습니다
그렇게 애지중지 여겨온 물동이입니다
자신의 애환이 깊이 서려있는 물동이 앞에 서있습니다
참으로 이상한 일입니다
그렇게 소중이 여긴 물동이었는데..
이제는 더이상 물동이에 매여있는 자신이 싫어졌습니다
물동이에 더이상 연연하는 생활이 싫어졌습니다
주님을 만남으로 자신의 가치관이 달라져 버렸습니다
더 이상 옛생활에 붙잡혀있는 것이 싫어졌습니다
물동이에 가둑 채워진 물을 보면서
그는 이윽고 결심을 합니다
"내게 진정으로 필요한 물!"
"나의 갈증을 풀어줄 수 있는 물!"
"나는 그 물만을 필요하다!"
오직 주님이 주시는 물! 나에겐 그물이 있다!
나는 더 이상 물동이가 필요하지 않다오!
이 여인은 과감하게 아니 단호하게 물동이를 버려두고
동네 가운데로 미친듯이 달려갔습니다
